2014년 6월 30일 월요일

Day 9 : 시바키에서 네버 Never 로. (Nigel & Sheryn)

2014630일 월, 청명, 초여름 더위
여행 9일차
Day 9
 
  
 
아침 9시 기상
부스스 일어나 다시금 출발 준비.
매일 300km 의 여정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는 듯.
여행 시작한지 겨우 9일인데.. 집 나온지 한 달은 된듯한 기분.
 
서쪽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얼마가 남았더라..?
최단거리로 가더라도.. 20,000km 는 남은 듯.
한발한발 내딛다 보면 도착하겠지.
 
아침 10시 다시금 출발.
 
어제과 같은 풍경의 크고크고크고 큰 러시아 대평원이 이어지고
나무나무나무나들이 우리를 스쳐지나간다.

러시아 극초대평원...
정말 아무것도 없다. 나무,도로,끝...
photo@map.google.com

한시간쯤 움직였을까나?
주유를 위해 들린 주유소, 바이커 2명이 우리와 반대 반향으로 지나쳐간다.
 
한눈에도 알아 볼수 있는 바이크 여행자.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 를 나눈다.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반갑다니.
 
잠시후 엔진소리가 다시 들리고 그들이 돌아온다.
일면식도 없지만, 포옹과 악수.
 
스페인에서 출바란 스페인 아저씨 2
친구사이로 세계여행 중.
블라디보스토크 - 일본 - 미국...- 유럽으로 돌아가는 일정..
부럽네.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니.
 
게다가 내 목적지인 스페인 아저씨들.  
지구 반대쪽에 사는 사람들을 그 반대쪽에서 만나다니.. 길위에서 우연히.. 
이 알 수 없는 반가움이란.. 하하하.

내 목적지를 말하니 그들도 산티아고 가봤다고 헬멧에 붙은 스티커를 보여준다.
"Santiago de Compostela"
 
내 눈에서 불똥이 튄다. 그래, 나도 가고 말겠어!
 
여행 정보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시금 헤어짐의 포옹, 악수.
먼 길 안전하게, 살펴 가시길!
 
길 위에서의 뜻하지 않은 만남과 인연,
바이크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낯섬과 경계가 아닌 우호와 친절함을 나눌 수 있는..
바이크 여행자만의 특별함.    
즐겁구나. 하하ㅏ.


스페인 아저씨들을 만나다. "씨뇨르~" 
GPS: 53.198246, 126.421477
 
오후 1. 오늘 점심은 그 유명한 가스트니짜 777 에서..
이곳은 M56 도로에서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바이크 여행자에게 유명한 곳이다.
신축건물의 깔끔함과 친절한 직원들. 숙소도 훌륭하다 들었지만 오늘은 식사와 휴식으로 대신.  
 
 
오후 6:30. 4시간을 더 달리고 너버 Never 인근 숙소에 도착.
어제의 러시아 친구들이 소개해준 가스트니짜 '우욧'
규모가 크고 깨끗하다.  카페, 주유소, 자동차 정비소도 함께 있고.. 아주 좋아.


다시금 한참을 달려. 오후 6시30분.
숙소에 도착하다. 
photo@map.google.com

러시아 친구들이 소개해준 
깨끗하고 저렴한 훌륭한 가스트니짜. "오욧"
GPS: 54.008192, 124.209165

체크인하고 식사를 하러 내려가는데
한 외국인 - 러시아인이 아닌데 국적은 몰랐음.. - 아주머니가 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억양이 영국 같은데...
 
사연인즉, 바이크 여행 중인데.. 바이크가 고장이고 남편이 숙소 옆 정비소에서
혼자 고치고 있단다.
폴과 나는 한걸음에 달려가 보니.
나이젤 - 셔린의 남편 - 이 정비소 구석에서 혼자서 바이크를 수리하기 위해 분투중이네.
 
이 부부 - 나이젤 Nigel 과 셔린 Sheryn - 은 영국에서 출발, 유럽, 러시아, 일본, 미국을 거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는 세계여행 중이라 한다.
 
오늘 참 여러 여행자를 만나네. 재밌다.
 
혼자 고생하는 나이젤을 도와주기 위해 나와 폴이 손을 돕고..
실상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최대한 도와주려 했고.
 
맥주를 사 나이젤과 나이젤과 셔린에게 건내 주었다.
굉장히 고마워하는 셔린.
처음 만났을 때의 불안한 표정 대신 훨씬 편안해 보이는 셔린과 나이젤.
혼자보다 여럿일 때는 어떤 문제라도 쉽게 대처 가능한 것이지.
바이크 여행자라는 유대감까지.
게다가 폴은 바이크 빌더! 최고의 조합이지.
그들에게 우리는 '행운의 천사'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부끄럽구만..)


바이크를 와 분투 중인 나이젤

photo by Paul Stewart
 
몇 시간 넷이서, 그리고 주변 러시아 정비공들도 도와주려 했으나,
바이크는 변속기 내부의 작은 금속 조각이 주행 중 변속기 내부를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켜.. 결국 사용 불가 판정..
남은 방법은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내는 것인데..
고민이 깊어지는 나이젤 부부.
 
나이젤 부부와 함께 늦은 저녁을 함께하고
여행이야기를 안주삼아 즐거운 수다.
 
오늘 하루만 몇명의 연연을 만난 것인지.
참으로 즐겁네.
 
 
오늘 주행으로 러시아 여정에서 '북상'은 마무리 된 듯하다.
내일, 큰 꼭지점을 찍고, 본격 '서쪽'으로의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아침 10시..출발 준비.
말고 접고 묶고 땡기고..
매일매일 하다보니 반복숙달요령이 생기네. ㅎ

오전 11;30 휴식과 주유를 위해 들른 주유소
GPS: 53.70798  124.82383

스페인 아저씨들을 만나다.
"씨뇨르~"

여정을 적은 종이네비

스페인 아저씨들과 스페인어로 수다중인 폴.
폴, 못하는 게 뭐야? ㅋ

두사람이 같은 바이크에 슈트에 장비에..
한 눈에 보아도 "절친" ㅎㅎ


헬멧에 붙은 산티아고 스티커.
나도 꼭  붙이고 말리라


살펴가세요. "아디오스!"

스페인 아저씨들이 가고난 후 만난 러시안 바이커. 
지난 축제에서 우리를 봤었다고..
스타가 된 듯한 기분. ㅋ
photo by Paul Stewart

점심을 위해 들어간 그 유명한 카페 777
Magdagachi 인근.
여행계획을 세울때엔 이곳에서 1박하려했는데..
여행이 계획되로 되면 재미없지. ㅋ
GPS : 53.521857 125.677304   


오늘 점심은 
우리차(치킨) + 밥 + 샐러드 + 여름별미수프(이름이 뭐드라..)


 주유소가 평균 200km 정도 간격으로 있기에
주유소가 보일때마다 가득 채워야 한다. 
Taldan 인근.
GPS : 53.70798  124.82383 

러시아 친구들이 소개해준 
깨끗하고 저렴한 훌륭한 가스트니짜. "오욧"
GPS: 54.008192, 124.209165


오늘 묶을 2인실

숙소 옆 정비소에  바이크 주차.

혼자서 분투중인 나이젤

반토막난...그의 바이크.
내 바이크의 이전 세대 모델. R1150GS
내 바이크도 미션에 고장나면 이렇게 두동강을 내야 한다.
망할 BMW




바이크를 2등분.. "해야만 한다"
망할 BMW.


허리가 꺽인 바이크를 보자니
내 허리까지 결린다. 
망할 BMW

photo by Paul Stewart

photo by Paul Stewart

나, 나이젤, 러시아 바이커, 셔린, 폴.

금일 주행 : 290km, 7시간



숙소 : 가스트니짜 우욧
GPS : N 54.008158, E 124.209210

여행 9일차, 총 누적거리 : 2,230km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Day 8 : 블러고베셴스크에서 시바키로

2014629일 일요일, 맑음,  한여름의 더위 (36도)
여행 8일차 
Day 8
축제가 끝난 아침...


축제의 밤이 끝나고 새 아침을 맞이.. 
다음의 여정을 준비한다. 

아이언 타이거클럽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의 포옹과 악수.. 
다시 볼 수 있을까.  
특히 나와 폴을 이 곳까지 초대해 준 세르게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열심히 달려  서쪽 끝까지, 길이 끝나는 곳까지 가 보겠습니다. :)
 
아침 10시.  어제 만난 틴다 Tynda 라이더 2명과 만나, 함께 움직이기로 한다. 

스스럼 없이 다가와 도움이 준 러시아 친구들.

그들의 안내로, 블라고베션스크 Blagoveshchensk 시내 관광?
중국과 강 하나로 국경을 가지는... 신기한 체험..
친절한 안내와 길동무로 보다 안전하게 편안하게 여행하고 있다. 행운의 연속..
 
점심을 위해 러시아 친구가 안내한 곳으로 가 보니... 북한식당 모란’ !!
생애 처음 만난 북한사람... 어찌나 놀랍던지... 

"안녕하십네까 모란에 오신걸 환영합네다"

폴에게 '북한 식당' 이라고 이야기 주니  안색이 영 별로다. 
폴에게서 막연한 불편함? 우려? 가 느껴진다.  

매니져인듯한 여성에게 물어봤다.
러시아에 "북한 식당" 이 많이 있냐고..

"조선 식당은 이 곳 한 곳만 있습니다."  

아차 싶었다.  
북과 남을 단순히 가르는 내 편협한 사고에 부끄러움 마져 느꼈지던...
아마도 이런 식당은 극동 지역엔 한 곳만 있다는 이야기겠지.

"그런데, 선생님은 오데서 오셨습네~까?"
"아, 서울에서 오셨구만요.  반갑습네다"
"선생님, 식사준비에 30~40분은 기다리셔야 합네다만.."

어쩌나.. 나야 기다리는 것 상관 없지만..
폴의 반대(?) 로 식사는 못하고 기념 사진만 함께 찍었네..

식당 내부의 다소 영업전의 불꺼진 음습한 분위기...  (실내 장식은 고풍스러웠다)
또 폴은 바이크랑 오래 떨어지는 걸 죽도록 싫어한다.
오랜 바이크 여행자로서의 경험에서 나온 반응이겠지만...

결국 다른 곳으로 가기로 결정. 
'평양 냉면'을 뒤로 하고 돌아가려니 아쉬움에 계속 고개가 돌아가네. 
이 더위에 그만한게 또 있을까..  일주일 넘게 러시아 음식만 먹으니 고추장도 그리워지고 있었고.. 더하여 북한 동포와도 좀 더 이야기 해 보고 싶은 속내도 있었는데..

아직도 귀에 남는 이곳 매니져(?)의 미소와 인사.
기대하지 않던 동포와의 만남... 
기쁨과 분단의 애잔이 뒤섞여..혼란스러웠던...
미안합니다. 다음엔 꼭 다시 오겠습니다. :)

점심은 근처 러시아 카페에서 해결.  나쁘진 않은 식사였지만,
내 입속엔 먹어보지도 못한 '평양 냉면' 의 감칠맛이 가시질 않았다.
아.. 내 냉면~~ ㅠ_ㅠ)

극동 러시아에 유일하게 남은 북한 식당 "모란"
 
점심후 내게 필요한 공구(폴이 꼭 필요하다 떠든...결론은 필요한 것들이었다..)를
사기 위해 공구 시장을 뒤지고..(무척이나 더웠다 36도)...
폴은 바이크를 지키고... 러시안 친구들과 나 3명이서 헥헥거리며 다님... 

블라고베센스크 공구상가. 각종 공구와 차량 부속, 엔진이 한 가득..
이른바 "Black Market" 인 듯.
더위에 고생한 기억만...

내가 사려고 했던 전륜 엑슬 분리 어뎁터(?)
혹시나 했지만..역시나 구할 수 없었다.
망할 BMW.

 
이후, 다시 북상...
거친.......장대한 평원... 찌는 듯한 더위..
그리고...‘사람이 살지않는대평원.... 
중간 중간 ‘오아시스처럼 우리를 반기는 가스트니짜 와 카페들...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매일 달리고 있음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넓고 넓은 땅..정말 부러워 미치겠네.

오후 6시, 400 km 정도 라이딩...  시바키 Sivaki 근처 숙소에 도착..
카페와 좋은 시설의 가스트니짜가 함께 있는 괜찮은 곳. 
안전한 바이크 주차까지.

짐을 풀고, 카페에서의 저녁식사.  
익숙해져가는 러시아 음식들...이지만
손앞에서 놓여버린 '평양냉면'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

저녁 식사를 마치고, 러시아 친구들이 돌아간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길 안내를 해준 것에 다시금 감사함을 전하며
포옹과 악수, 기념사진.  
그들의 도시인 - 틴다 Tynda - 까지는 앞으로 450km 를 더 가야 한다.  
어마어마하네..   고마웠어, 먼 길 살펴가길.

북쪽으로 이동했던 일주일..
이틀 정도 후면,  시베리아 지역의 중요 이정표가 되는 스코보르디노를 지나, 
진짜 '서쪽'으로의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밤 9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맥주 한 캔.  
시베리아의 또 다른 밤이 이어진다.






아침 9시30, 출발 준비 완료



한국인 라이더와 헤어지고..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종이를 잃어버리다.
내 불찰...

나와 폴을 이곳에 초대해준 세르게이와 작별. 
고마웠습니다. "다스비다냐!"

틴다 친구들을 기다리는 폴과 나 

아파트 단지에 있는 타이어를 이용한 조형물.
아이디어 굿!


블라고베센스크 시내



저쪽 강 넘어가 중국. 헤이허(黑河市)시. 
이쪽은 러시아. 신기하구마잉~~~
GPS: 50.256471, 127.518129


강변 공원



photo by Paul Stewart

photo by Paul Stewart

photo by Paul Stewart

강변에서 수영하는 러시아인들.
수영하다 중국으로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
photo by Paul Stewart

러시아 미녀들과 함께

러시아 친구들이 안내해준 북한 식당 '모란'
이곳의 지배인은 '조선 식당' 이라고 정정해 주더라.
GPS: 50.256047, 127.536899

생애 처음 만난 북한 민녀들.
폴도 나도 그들도 모두 놀라다.

조선식당 : 모란 앞에서
GPS: 50.256047, 127.536899


오늘 점심은 빵과 오코로시카 (아끄로시까) (Окрошка)


셀프질은 이어진다. 
주유, 휴식중 
GPS: 50.341545, 127.540185

오후 5시, 휴식과 저녁을 먹기 위해 들어간 주유소 + 카페
GPS: 51.412559, 128.114269
(photo@map.google.com)

오늘 저녁(은 카레볶음밥(?)
아니..비슷했음..

카메 주변 풍경.
바탕화면 비슷해서 찍었는데..
왜 나무가 없지??

마을 초입의 기념물. 
photo by Paul Stewart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고...
photo by Paul Stewart

M58 도로. 북으로.. 북으로..  
(photo@map.google.com)

하루 종일 이어지는 나무, 나무, 나무들..
(photo@map.google.com)

오후 7:30, 목적지 도착. 
시바키 근처 카페+가스트니짜
적당한 가격에 훌륭한 시설.

가스트니짜 입구.
카페+가스트니짜+주유소가 한 곳에 있는 
우리같은 여행자에겐 최고의 장소.

숙소 앞 주차장.

숙소, 2인실


매일 네가 고생이 많다.

오늘의 저녁(2부)은 플롭(볶음밥), 우리차 (치킨)

저녁 식사후, 러시아 친구들이 돌아간다.
함께 달릴 수 있는 친구가 있다니 부럽구나.
오늘 고마웠습니다. :)


밤 9시 30분.. 시베리아 벌판에 노을이 지고 있다..
무신론자 이지만, 매일매일 기도를 드린다. 
오늘도 무사히...감사합니다.  내일도 잘 부탁합니다. 



금일 주행 : 400km, 8시간, 주유2회



금일 숙소 : 시바키 Sivaki 근처
GPS : N52.629363, E126.876293
카페, 주유소, 전용 안전 주차장

여행 8일차, 총 누적 거리 : 1983km